AI를 네 번 믿고 나서야 알았다 — 이게 사고의 외주화였다

Make.com 파이프라인을 만들면서 Claude가 알려준 함수를 그대로 입력했어요. 작동하지 않았어요. 내가 잘못 입력했나 싶어서 다시 했어요. 또 안 됐어요. 세 번, 네 번 반복했어요.

결국 “이 방법 자체가 맞는 거야?”라고 직접 의심하고 나서야 알았어요. Claude가 틀렸다는 걸.


출처 : ChatGPT Images 2.0으로 직접 생성한 이미지

AI한테 생각을 맡기면 실제로 어떻게 될까요

2025년 6월 MIT 미디어 랩이 발표한 연구가 있어요. 54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글쓰기 과제를 진행했어요. ChatGPT를 쓴 그룹, 구글 검색을 쓴 그룹, 아무 도구도 쓰지 않은 그룹이었어요. EEG로 뇌 활동을 측정한 결과, ChatGPT를 쓴 그룹의 뇌 활동이 세 그룹 중 가장 낮았어요. 시간이 지날수록 더 의존적이 됐고, 나중엔 AI가 써준 내용을 그냥 복사-붙여넣기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. 아직 피어리뷰가 완료되지 않은 연구이고 표본도 작아서 단정하긴 어렵지만, 방향은 분명해요.

파이프라인을 만들면서 겪은 일도 비슷했어요. Claude가 알려주는 대로 따라갔을 때는 뭔가 안 됐을 때 왜 안 되는지 스스로 판단하기가 어려웠어요. 반면 직접 의심하고 파고들었을 때는 달랐어요. 틀린 이유를 이해하고 나니까, 다음에 비슷한 문제가 생겼을 때 스스로 대응할 수 있었어요.


효율과 성장은 다른 문제예요

AI를 쓰면 확실히 빨라져요. 혼자 생각했다면 한 시간 걸렸을 일이 10분에 끝나기도 해요. 근데 그 10분 동안 내가 배운 게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예요.

직접 고민하고, 틀리고, 다시 시도하는 과정에서 쌓이는 게 있어요. 그 과정이 없으면 AI가 만들어준 결과물과 내가 직접 만든 결과물이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, 나중에 비슷한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이 달라져요. AI한테 정리를 맡기면 지식이 쌓일까 — Karpathy가 던진 이 질문이 여기서도 그대로 적용돼요.


먼저 생각하고, 그다음에 물어보는 것

지금 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생긴 습관이 있어요. Claude한테 물어보기 전에 먼저 내 생각을 정리하는 거예요. “이 글의 각도가 맞아?”, “이 문장이 독자한테 왜 필요하지?” — 이런 질문을 먼저 나한테 던지고, 그다음에 AI한테 확인을 받아요.

이렇게 하면 AI가 그럴듯하게 틀린 말을 해도 “이게 이상한데?”를 느낄 수 있어요. 반대로 내 생각 없이 물어보면, AI가 자신 있게 말할 때 그냥 따라가게 돼요. 네 번이나 믿었던 것처럼요.

블로그 자동화 파이프라인을 만들면서 배운 게 결국 그거였어요. AI가 알려준 게 맞는지 먼저 의심하는 눈이 생겼을 때, 실제로 작동하는 결과물이 나왔어요.


여러분은 AI한테 생각을 맡기고 있다는 걸 느낀 적 있나요?

“AI를 네 번 믿고 나서야 알았다 — 이게 사고의 외주화였다”에 대한 1개의 생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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